영화 '듄'은 영화화하기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는 SF 명작 소설 '듄'을 37년 만에 영화한 작품입니다. 소설 듄의 세계관과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1984년작 '듄'을 비롯하여 듄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 듄1의 줄거리와 평점, 듄2 개봉 정보를 알아봅니다.
역대 최고 SF 소설 듄 세계관
소설 '듄'은 1965년 프랭크 허버트의 SF 대하소설 시리즈입니다. '듄'의 뜻은 소설의 주된 배경인 모래 행성 ’아라키스‘의 다른 이름으로 모래 언덕을 뜻합니다. 듄은 ’스파이스‘라는 귀중한 자원을 둘러싼 우주 세력들 간의 다툼과 음모를 다루고 있습니다. 듄은 수만 년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를 다루고 있어서 ‘듀니버스(Duniverse)'라고 불리는데, 영화 제작자인 파란 모란디가 처음 만든 후 널리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작가인 허버트는 사막 행성인 듄의 배경을 묘사하기 위해 오리건 해안가의 사막을 여행하면서 듄을 집필했다고 하고 배경에 깔린 사상이나 언어 설정을 아랍권의 언어와 사상을 많이 차용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듄은 버틀레리안 지하드라는 설정 때문에 SF작품 중에서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듄의 세계관은 1900년대로부터 2만 년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데, 인공지능과 기계를 혐오하는 문화라는 설정으로 미래임에도 칼로 싸우는 아이러니한 세계를 보여줍니다. 이는 1960~70년대 뉴에이지 시대의 영향으로, 작가는 인간의 육체가 기계를 능가할 수 있다는 시대적 열망과 믿음을 소설에 반영하여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듄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
듄은 역대 SF 작품 중 최고로 평가받으며, 휴고상과 에블러상 등 장편 소설 부분의 최고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또한 그 작품성의 우수성만큼 듄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습니다.
유명한 '스타워즈 시리즈' 의 '루크 스카이워커'는 미지의 힘을 다루고 평화를 가져올 '선택된 자'라는 설정이 '폴 아트레이데스'와 닮아있습니다. 스타워즈의 모래 행성인 '타투인'은 듄의 '아라키스'와 흡사합니다. 그 외에도 스타워즈에는 듄에게서 가져온 아이디어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는 '듄'을 애니메이션화 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고도의 기술을 가졌던 인간들이 쇠퇴하여 총, 칼 같은 옛 무기를 사용하고, 메시아적 존재가 평화를 가져온다는 설정이나 거대한 벌레의 등장 등 듄을 모티브로 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비교적 최근 작인 '왕좌의 게임'에도 이 소설에서 아이디어나 콘텐츠를 따왔다고 할 정도로 영향을 준 작품입니다.
방대한 스토리, 영화화하기 어려운 듄
듄의 영화화는 여러 번 시도했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시도는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감독으로 듄을 무려 16시간짜리 영화로 계획했으나 진행 중 무산됐습니다. 당시 특수 효과 담당자는 정신병원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후 이 영화의 제작을 위한 감독의 대단하고도 비현실적인 구상을 정리한 기획만으로 2013년 다큐멘터리 '조도로프스키의 듄'이 나왔는데, 로큰토마토 98%로 수작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이때 듄의 기획이 얼마나 획기적이었던지, 당시 대형 영화사에 보내진 듄의 기획서는 영화 미술사에 큰 방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됩니다. 스타워즈의 경우 듄의 스토리보드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당시 조도로프스키는 그가 발굴한 인재들이 영화계에 정착해 그의 영향력을 끼친 것에 자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듄 1984년작
듄은 1984년 데이비드 린치 감독에 의해 영화화됩니다.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와 의견 대립으로 영화 제작에 실패한 제작자가 데이비드 린치를 감독으로 앉히고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각본으로 제작합니다. 그러나 제작 과정에서 제작자와 감독의 의견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폴 아트레이데스 역은 그 당시 꽃미남 배우였던 카일 맥라클란이 맡았습니다.
1984년작 '듄'은 원작의 1부를 영화화 한 작품입니다. 개봉 당시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와 내용을 축약하면서 원작과 다른 부분이 많아 평론가들의 의견도 갈렸습니다. 그러나 원작자 허버트는 이 영화를 비주얼적인 면에서 극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대한 스토리를 무리하게 줄여 영화화하면서 명감독인 데이비드 린치의 이력에 '듄'은 유일한 오점으로 남겨졌습니다.
듄 ( 2021년작 )
기본 정보
제목 : 듄
개봉 : 2021 10.30
러닝타임 : 155분
국가 : 미국, 헝가리, 캐나다
평점 : 국내-8.83, 로튼-관객 평점 90%
◈ 듄1 평가
2021년 개봉한 영화 '듄'은 1984년 이후 37년 만에 개봉한 듄 시리즈입니다. 감독은 드니 빌뇌브가 맡았습니다. 음악은 한스 짐머가 담당했는데, 그는 10대부터 원작의 팬으로 영화 작업에 영향을 줄까 봐 일부러 린치 감독 판을 보지 않았다고 하고, 영화가 완성된 후에도 파트2 곡을 꾸준히 보낼 정도로 듄 영화 작업에 열정적이었다고 합니다.
2021년 작 듄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뛰어난 디자인과 한스 짐머의 음악이 만들어낸 뛰어난 영상미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긴 상영 시간과 줄거리 분배 문제로 평가가 갈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한 드니 빌뇌브의 전작인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연상시킨다는 평과 '왕좌의 게임' 우주판이라는 평도 있습니다.
듄은 원작을 모르고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초반의 인물과 세계관에 대한 진행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애초에 원작도 액션의 비중이 크지 않고, 전투보다 스파이스를 놓고 벌이는 정치적 암투와 프레멘과의 갈등이 중심이 됩니다. 원작자는 듄이 권력자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제로 쓴 정치극이라고 밝혔습니다.
듄1은 책 내용의 절반을 따서 제작했기 때문에 내용으로 보면 기승전결 중에 승에서 끝난 느낌입니다. 워낙 방대한 소설 내용을 영화화하는 문제로 제한된 제작비의 한계, 액션물이라기보다 정치극에 가까운 스토리 전개로 흥행에 대한 보장이 어렵다는 점 등 여러 여건상 후반 작업에 대한 어려움으로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부분은 1984년 듄과는 비교가 안 되는 영상미와 음향으로 장엄한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는 점입니다. 요르단과 아랍에미레이트 등지에서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은 모래 행성 아라키스를 장엄하면서도 정교하게 묘사해 압도감을 전합니다. '컨택트(2016)', '블레이드 러너 2049 (2017)'에서 보여준 감독의 우울하면서도 압도적인 영상미는 이 영화에서 빛을 발합니다.
◈ 듄1 줄거리 요약
듄의 무대는 우뚝 솟은 모래 언덕과 신비한 풍경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사막 행성 '아라키스'입니다. 강력한 가족, 귀족, 우주 회사가 모두 통제와 지배를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세상, 이것은 프랭크 허버트가 그의 책 '듄(Dune)'에서 창조한 세계입니다. 이야기는 이 미래 사회에서 황제, 대가문, 기타 파벌 간의 권력 싸움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10191년 아트레이드라는 귀족 가문의 후계자인 폴(티모시 살라메 분)은 우주를 구원할 운명을 타고난 인물로 시공을 초월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매일 밤 꿈에서 한 여인을 만나는 꿈을 꿉니다. 아트레이디스 가문의 가주인 그의 어머니 제시카는 레토 아트레이디스 공작의 첩으로 베네 베네리트라는 비밀교단에 속해 있습니다. 제시카는 폴에게 교단의 기술인 목소리로 인간을 조종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데 열성입니다. 이유는 폴이 교단에서 말하는 과거와 미래를 보는 선구자인 튀사드 해더락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편 황제는 강한 아트레이디스 가문을 견제하고자, 하코넨 가문이 관리하던 아라키스 행성을 아트레이디스 가문에게 넘깁니다. 가문의 가신인 거니 할렉과 레토는 이를 우려합니다.
황제의 명을 거스를 수 없는 아트레이디스 가문은 아라키로 출발하고, 폴의 검술 스승이자 선발 대장인 던컨은 먼저 아라키스에 도착해 원주민인 프레멘과 친분을 쌓으면서 스파이스 채굴 시설을 인수받을 준비를 시작합니다. 나중에 도착한 제시카 일행은 시설의 노후가 된 점을 지적하지만, 감독관은 무시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코넨과 황제의 근위병은 아트레이디스 가문을 급습합니다. 기습을 당한 폴의 가문은 멸문당하게 되고 폴과 제시카만이 황제의 감독관과 유에 박사의 도움으로 탈출합니다.
레토 공작은 하코넨 남작에게 잡혀가는데, 독가스가 든 장치를 꺠물어 하코넨의 무리에게 치명상을 입히지만 자신도 사망합니다.
폴과 제시카는 사막 벌레가 출몰하는 지역을 가로지르며 추적을 피하지만, 감독관과 던컨을 잃습니다.
그들은 사막 여정 중 아라키스 원주민 프레멘을 만나게 되고, 폴은 매일 꿈속에서 만났던 소녀 챠니를 마주합니다. 폴은 프레멘의 일원이 되고자 족장이 내린 시련을 통과하고 하코넨을 찌르기 위한 단검을 준비합니다.
듄2
제목 : 듄: 파트2
개봉 : 2024. 02. 28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액션, 모험, 드라마, SF
국가 : 미국, 캐나다
러닝타임 : 166분
감독 : 드니 빌뇌브
주연 : 티모시 살라메 (폴 역), 제데이아 콜먼 (챠니 역)
듄 파트2에서 폴은 젊은 전사에서 지도자, 어쩌면 메시아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듄1은 폴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한 프롤로그로 듄2는 그의 여정에 초점이 맞춰지고, 사막 행성은 치열한 전투와 정치적 음모의 무대가 됩니다.
스릴 넘치는 갈등과 함께 감독 드니 빌뇌브는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등 실제 장소를 활용해 놀라운 영상으로 사막의 광활함을 표현합니다. IMAX 카메라로 세심하게 제작된 모래폭풍과 언덕이 시청자를 먼 미래의 아라키스로 데려갑니다. '암살자의 도시'부터 '블레이드 러너 2049'로 보여 준 빌뇌브 감독의 시그니처 비주얼 스타일은 콘크리트 구조물의 건조한 웅장함과 우주 무기의 수수께끼 같은 모습을 조명하며 '듄'의 아이덴티티를 정의합니다.
영화는 몰입감 넘치는 비주얼과 몰입도 높은 내러티브로 매혹적이고 때로는 가혹한 세계를 통해 서사시적인 여행을 안내합니다.
듄2는 무자비한 소시오패스 페이드 로타(오스틴 버틀러)의 등장으로 증폭된 하코넨 가족 행성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디스토피아적 색채가 최고조에 달합니다. 소름 끼치는 콜로세움 같은 학살극은 첫 번째 에피소드의 스펙터클과는 대조적으로 역동적인 레이어를 더합니다.
후반부에서는 프레멘과 하코넨의 흥미진진한 '떼 싸움' 장면이 등장하고, 폴이 거대한 모래벌레를 타고 프레멘 무리를 이끌면서 적을 무찌르는 역동적인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입니다.
2시간 46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액션과 빠른 전개로 매끄럽게 흘러가면서도 스토리의 무게감이 남습니다. 자원을 위한 권력 투쟁은 제국주의의 역사를 반영하며 억압과 저항이라는 주제를 반영합니다.
폴은 자신의 운명을 따라 리더의 모습을 찾아가고, 그를 구세주라고 믿는 프레멘들의 맹목성으로 자기 자신을 버리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시각적인 화려함과 설득력 있는 서사 속에서도 시간이 부족한 탓에 폴의 성장과 심리적 변화는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빌뇌브 감독은 소설 2부인 '듄의 메시아'도 영화화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듄 3편에서는 폴의 이야기가 다 풀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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