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2 국제학생평가(PISA)'결과에서 한국 만 15세 학생들이 뛰어난 성적을 거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반적인 성취도가 하락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높은 성취도를 유지해 수학, 읽기, 과학 분야에서 최상위권 수준을 거두었습니다.
PISA는 만 15세(중3~고1) 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수학, 과학 능력의 성취 수준과 추이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시행되는 조사로 2000년부터 33년 주기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시행 조사가 1년 연기되어 진행됐습니다. 전 세계 81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OECD 회원국 37개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186개교 6천931명이 조사 대상입니다.
OECD 중 최상위권, OECD 평균은 하락
한국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수학 527점, 읽기 515점, 과학 528점으로 모든 영역에서 OECD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표본오차를 고려한 PISA 순위에서는 한국이 수학 3~7위, 읽기 2~12위, 과학 2~9위로 모두 최상위권 수준입니다.
지난 2018년 조사와 비교하면, 한국은 수학과 독해에서 평균 점수가 1점 올랐고, 과학에서는 9점이나 눈에 띄게 상승했습니다. 특히 2018년 조사 대상국(79개국)과 비교해 보면 수학에서는 5~9위, 읽기에서는 6~11위, 과학에서는 6~10위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OECD 기준에서 보면 더욱 놀라운데, 한국은 수학 1~4위, 읽기 2~7위, 과학 3~5위로 올라섰습니다.
반면 OECD 평균 점수는 대부분 떨어졌습니다. 수학이 489점에서 472점으로, 읽기가 487점에서 476점으로, 과학은 489점에서 485점으로 4점 하락했습니다.
OECD 회원국 중에서는 수학, 과학은 일본이 1위, 읽기는 아일랜드가 1위, 일본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교육부, 성취 수준 유지, 학교 소속감 유지로 코로나 여파 적었다
이러한 성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평균 점수는 올랐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어서 성취 수준이 유지된 것으로 판단했다"며 "다른 국가들의 평균 점수가 많이 하락해 우리나라 순위가 상승한 영향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교육부는 코로나19 기간 전 세계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학생들이 높은 성취도를 보인 것은 학교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합니다. 팬데믹의 직접적인 결과인 원격 수업의 여파로 다른 나라 학생들 학교 소속감이 줄어든 반면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고 평가하고,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교 소속감이 여전히 강하며 특히 수학 분야에서 교사의 지원을 받기가 용이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한국 학생 수학 우려스러운 성취 격차
평균 점수로 보면, 수학은 남학생이 높았고, 읽기와 과학은 여학생이 높았습니다.
읽기 영역은 상위 성취 수준 비율이 13.1%에서 13.3%로 늘어났고, 하위 성취 수준 비율은 15.1%에서 14.7%로 줄어들었습니다.
과학은 상위 성취 수준 비율은 11.8%에서 15.7%로 상승했으며, 하위 성취 수준 비율은 14.2%에서 13.7%로 줄어들었습니다.
한편 수학 성취도는 다소 우려되는 측면이 나타났습니다. 상위권과 하위권의 비율이 늘면서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습니다. 수학 영역 상위 성취 비율은 2018년에 21.4%에서 22.9%로 늘어났지만, 하위 성취 수준 비율도 15.0%에서 16.2%로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격차는 학교 내에서뿐만 아니라 학교 간에서도 뚜렷이 나타났으며, 그 차이가 OECD 평균보다 더 벌어졌습니다.
학생들 사이 수학 실력 차이 크다
수학 점수의 학교 내 및 학교 간 분산 비율이 OECD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은 한국이 수학에서는 우수하지만, 학생들 사이에 수학 실력 차이가 크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한국의 수학 성취도가 높은 것은 하위권 학생이 많은 반면, 실력이 높은 학생도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전체 학생간의 수학 점수 격차는 PISA 2012때보다 크게 나타났습니다.
한편, 부모 직업·교육 수준·자산 등으로 산출한 경제·사회·문화 지위 지표(ESCS)가 학생의 수학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력은 12.6%로 OECD 평균(15.5%) 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한국 학생들의 '수학 불안' 지수는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학 수업 분위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도 OECD 평균보다 높았습니다.
한국 학생 수학, 읽기, 과학 성취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은 사교육의 힘이 받쳐주는 영향도 있습니다. 조사 결과로 나타난 성취도만 볼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공부하며 보내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높은 성취도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81개국 PISA 결과를 보면 수학은 싱가포르, 마카오, 대만, 홍콩, 일본, 한국 순위이고, 읽기는 싱가포르, 아일랜드, 일본, 한국 순위이고, 과학은 싱가포르, 일본, 마카오, 대만, 한국 순위입니다.
특히 수학은 엄청난 사교육과 선행학습이 우리나라 아이들 교육 과정에 깔려있습니다.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많은 수포자가 발생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런 문제점이 수치로 나타났을 뿐이고 앞으로 학생들 사이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어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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